Viking Startups

clash_of_clans

최근 북유럽 스타트업의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PocketGamer에서 내놓은 2013년 Top 50 Mobile Developer 리스트는 ‘북유럽의 위엄.list’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2위를 모두 핀란드 회사 Supercell, Rovio가 차지했으며, Candy Crush Saga로 유명한 7위 King.com은 영국/스웨덴 회사입니다. 전 Nokia 직원들이 Meego를 들고나와 Linux 기반의 Mobile OS를 만들고 있는 재미있는 이름의 Jolla 역시 잠깐 화제가 되었으며, 지난 5월 McAfee가 핀란드 방화벽 업체 Stonesoft를 무려 $389M(약 4천억원)에 인수한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Linux와 MySQL이 핀란드 산이라는 것은 아마 IT업계에서는 자일리톨만큼 유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핀란드가 Angry Bird와 Clash of Clan의 엄청난 성공으로 마치 스타트업의 성지인양 유명해졌지만, 스웨덴의 위엄도 만만치 않습니다. iTunes 말고는 이제 적수가 없어보이는 음악서비스 Spotify가 스웨덴에서 왔고, 너무나 유명한 게임인 Minecraft 역시 스웨덴의 산물입니다. HQ가 독일에 있지만 Soundcloud도 처음에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웨덴에서 시작한 Social Gift 서비스 Wrapp은 아예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VC들로부터 적지 않은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럽 스타트업의 3대 중심지를 런던, 베를린, 그리고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꼽기도 합니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 뿐 아니라 수천, 수만개의 스타트업이 북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지역 Tech 소식을 영문으로 전하는 ArcticStartup이라는 매체를 보면 정말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ArcticStartup이 다루는 커버리지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대표적인 북유럽 국가들 뿐 아니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해 건너 러시아 부근 국가들까지 포함하는데, 에스토니아는 바로 Skype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창업은 매우 활발한데 아직 Venture Capital 공급이 부족해 미국 fund들의 진출이 점차 이루어지고 있으며, Skype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Skype 매각 후 세운 Atomico 같은 local VC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의 경우 TEKES(핀란드 투자청)을 통한 정부 투자도 활발하다고 알려졌습니다.

최근 특히 핀란드의 성공을 두고 Nokia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정부 지원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스토리가 많이 기사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북유럽에서 이렇게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단순히 환경이 잘 조성되었기 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FON의 CEO Martin Varsavsky의 인터뷰에 따르면, 유럽 전반의 창업 환경이 아주 우호적이지는 않고 오히려 한국과 비슷한 양상도 많이 보입니다. 아직도 젋은이들은 안정적인 공공기관/공기업 취업을 희망하고, VC 가 부족해 펀딩도 쉽지 않으며, 사회 분위기가 실패에 관대하지 않고, 회사가 잘못되면 창업자도 채무를 지는 등 척박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유럽 특유의 높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Risk까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양산되는 이유는 영어와 엔지니어 공급이 아닐까 합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스웨덴 인구 중 무려 85%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고 하며, 핀란드의 영어교육 역시 한국에서도 계속 화제가 되어왔습니다. 굳이 이런 예를 들지 않아도, 유럽인들은 영어 뿐 아니라 대체로 여러 개의 언어 구사가 익숙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번역된 메뉴가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영어 관련 문화와 성향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북유럽산 서비스들을 보면 미제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 않습니다.

엔지니어의 경우, 위 Martin Varsavsky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사회로 배출되는 ‘공대생’의 비율이 유럽이 높은 편이고 소셜미디어보다 기술창업 이 더 많다고 합니다. 오랜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와 전통으로 양질의 엔지니어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유럽 대비,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컴퓨터공학도 수조차 감소하고 있는 한국은 크게 대조됩니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북유럽 스타트업의 약진이 의미하는 바는 꼭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하지 않더라도, 혹은 날때부터 유태인 네트워크를 갖고 태어나지 않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유럽산은 아니지만, 영국에서 만드는 실리콘밸리 테크블로그 The Next Web이 어느덧 TechCrunch급의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Quantcast Monthly UV 기준)

북유럽 바이킹들의 진격이 어디까지 갈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도 미국, 이스라엘, 북유럽에 이은 하나의 무시못할 스타트업 세력권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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