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과 Toy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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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만들고 캐릭터를 장난감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등의 IP (Intellectual Property) 기반의 “One-source, multi-use”는 미디어/게임 업계의 아주 일반적인 비즈니스 방식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특히 장난감 등의 캐릭터 상품을 파는 Merchandising은 디즈니 등의 애니메이션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여 일부 TV용 애니메이션은 아예 장난감 판매를 목적으로 애니메이션 컨텐츠는 마치 장난감 광고처럼 무료로 배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워레인저 같은 전대물의 최종 무기인 인간형 로보트를 아직도 CG 처리하지 않고 사과박스 다섯 개 붙여놓은듯 한 코스튬에 들어가 연기하는 것도 완구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야하기 때문인 것과 같은 이유죠. 하지만, 영화를 주제로 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장난감은 어디까지나 중심 컨텐츠에서 파생된 ‘연관 상품’에 지나지 않았고 본편에 못미치는 퀄리티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특히, 각 상품 간 연동이나 통합된 Experience는 아예 없거나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게임은 게임, 완구는 완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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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장난감과 게임이 융합된 형태의 새로운 제품이 등장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Activision에서 2011년 출시한 “Skylanders”라는 이 게임/장난감은 게임 캐릭터 피규어를 구매해 ‘Portal of Power’라는 거치대 위에 올려놓으면 해당 캐릭터를 조종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위 사진 참조) $70짜리 ‘Starter Pack’을 사면 Portal과 게임 디스크 및 3개 피규어가 들어있는데 총 32종 (Toys R Us Exclusive 3종 제외)의 캐릭터를 개당 $7.99에 추가 구매할 수 있고 확장팩 Pirate Ship 역시 피규어 형태로 $20에 판매하여 단순히 게임을 파는데서 revenue stream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한 모델입니다. 해당 캐릭터와 스토리가 이어지는 모바일 게임 역시 유료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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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의 인기는 엄청나서, Activision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1억개의 피규어를 판매하여 1조원 매출을 올렸다고 하니 단일 게임, 혹은 장난감 매출로 엄청난 수준입니다.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시리즈보다도 많이 팔렸다고 하며 유사 완구류 중 가장 빨리 5천억원 매출을 달성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2010년 인기 타이틀 Guitar Hero를 접고 적자를 기록하며 감원까지 이르렀던 Activision은 2012년 순이익만 1조원에 매출 5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인기의 상징인 맥도날드 해피밀세트 완구로도 최근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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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landers의 Business Model은 한마디로 융단폭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타터 팩과 피규어를 구매해 게임을 즐기는 기본적인 Use Case부터, 친구 집에 자기 피규어를 들고 가 자기 캐릭터를 친구 Portal에 올려놓으면 친구와 대전게임이 가능하고, 게임콘솔이 없더라도 피규어를 구매해 패키지에 들어있는 특정 코드를 Skylanders 웹사이트에서 입력하면 웹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수집가들은 피규어 모으는 재미에 구매욕을 불태우며, 콘솔게임으로 모자라 모바일 게임을 또 구매해 하루종일 Skylanders가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무형의 Digital Currency나 아이템을 구매하는 일반 Freemium 게임의 In-app purchase와는 달리 눈에 보이는 물건을 추가 구매하는 것이니 지불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낮으며, 신용카드가 없고 구매력이 낮아 IAP가 거의 불가능한 어린이와 틴에이저들도 ‘장난감 사주세요’ 신공을 통해 부모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장난감이 Redemption 카드를 대체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게임에 대한 불법복제 방지 효과까지 있습니다. 피규어와 Portal of Power가 없이 게임만 다운받으면 실행 자체가 안되니까요.

이와 같은 Business Model은 막대한 투자와 과감한 Risk-taking이 필요하므로, 스타트업이나 중소 사업자는 건드리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XBOX/Wii/PS3 등 Multi-platform으로 게임을 만드는 동시에 캐릭터 상품을 생산하여 재고를 관리하고 유통시켜야 하는 대규모의 비즈니스죠. 블로거 Steve Reece의 의견에 따르면, 게임 업체는 전통적으로 높은 개발비용을 부담하고, 완구 업체는 높은 재고관리 및 유통 비용을 부담하는데 Skylanders의 Business Model은 이 두가지를 모두 부담하는데다 이러한 투자/비용을 Make-up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까지 엄청나게 지출해야 하는 높은 Risk를 갖는다고 합니다. Call of Duty로 유명한 게임회사인 Activision이 이 ‘위험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용 기기를 생산해서 게임과 연동시켜야 하는 Guitar Hero를 직접 운영해본 노하우가 있었고 직접 기기를 생산하던 RedOctane이라는 회사를 2006년 인수하여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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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Risk가 높지만 성공하면 황금알을 낳는 이 비즈니스를 다른 사업자들이 그냥 두고 볼리가 없습니다. 일본에서 발매 예정인 Pokeman Scramble U는 Wii U에 내장된 NFC 기능을 이용한 첫 타이틀로, 게임패드에 포켓몬 피규어를 갖다대 Skylanders와 유사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한다고 하는데 무려 649종의 포켓몬을 개당 200엔에 판매한다고 합니다. 649종의 포켓몬을 모두 조종할 수 있는 Skylanders 급의 웰메이드 게임이 나올지는 미지수이나, 어차피 게임 여부와 상관없이 포켓몬 피규어를 수집하는 팬층이 워낙 두터우니 괜찮은 장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disney_pixar-compilation-image-655Disney가 최근 공개한 올해의 기대작 ‘Disney Infinity’는 Skylanders보다 더 스케일이 큽니다. 올 8월 출시될 예정인 이 대형 프로젝트는 Virtual World 안에서 수많은 디즈니/픽사 캐릭터들을 조작하여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인크레더블, 캐리비안의 해적, 토이스토리, Wreck-it-Ralph, Cars, Monster University (Disney Infinity 출시와 함께 개봉할 몬스터 주식회사 후속작) 등의 20여 종의 다양한 캐릭터 피규어를 NFC 방식으로 콘솔과 연결하여 플레이하는 방식은 Skylanders와 유사합니다. 스타터 팩이 $75에 피규어 개당 $13으로 Skylanders보다 가격은 조금 높은 편이지만 동일한 방식의 Pric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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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Disney Infinity가 Skylanders의 성공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이유는, 정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Skylanders와 달리 Minecraft와 같은 무한한 자유도를 허락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스토리 모드와 자유 모드가 분리되어 있어서, 자유 모드에서는 자신만의 게임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무한한 가능성의 Virtual World에서 어린이(+어른)들이 직접 친숙한 캐릭터가 되어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인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가 Marvel과 Star Wars의 IP까지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프로젝트의 확장성과 사업 포텐셜은 ‘Infinity’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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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신종 Business Model은 너무나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몇몇 대형 사업자의 독식 구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캐릭터와 스토리도 잘 만들고, 게임도 잘 만들고, 완구도 잘 만들어야 하는데, 각각을 잘하는 사업자들끼리 모여봤자 통합된 User Experience 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입니다. 미디어 회사인 디즈니가 게임회사들을 십수년간 인수해왔지만 대단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는데, 그들이 인수합병을 계획하면서 애초에 그렸던 Vision이 이제야 실현되는 모양입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과연 모바일에 밀린 콘솔게임을 구원할지, Hasbro 같은 전통의 완구기업들을 몰아낼지, IP Business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지는 Skylanders 하나의 성공으로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기존 산업간의 경계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Disruptive Model을 가져올 것이고 꼭 대형 사업자들만의 판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기회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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