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dora Radio를 통해 보는 추천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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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http://www.time.com/time/magazine/article/0,9171,1992403,00.html)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사용자의 서비스 이용 시간은 늘었지만, 스크린 사이즈와 입력 방식의 제약으로 인해 원하는 정보/컨텐츠를 발견하는 ‘Discovery’가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웹에서는 구글로 대표되는 검색이 가장 강력한 Discovery 방식이었으나, 모바일에서는 검색어 입력도 어렵고, 수많은 검색 결과를 Browsing하기는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이 중 하나가 지인/친구가 정보를 공급하는 채널이 되는 소셜이고, 페이스북, 트위터로 대변되는 Social Media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만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축이 추천입니다. 사용 행태와 Context를 기계적으로 분석하여 결과치를 내놓는 이 방식은, 최근 Big data, Machine learning의 부상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굳이 뭔가 낑낑대며 입력해서 찾지 않아도 원하는 정보와 컨텐츠가 자동으로 튀어나온다는 컨셉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2013년쯤 되면 자동차만 날아다니는 게 아니라 이런 추천 기술도 엄청나게 발전할 줄 알았으나, 아직 갈 길이 요원한 것 같습니다.

온라인/모바일 산업 내에서 가장 고도화된 추천기능을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화까지 해낸 기업이 바로 Pandora Radio입니다. 음악 라이센스 문제로 한국에서는 이용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IPO까지 해낸 음악 산업 혁신의 최첨병입니다. 사용 방식은 매우 간단해서,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수를 입력하면 유사한 음악을 분석해서 끊임없이 추천 결과를 내놓아 이를 들려줍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몇 곡을 듣고 나면 광고가 나옵니다. 월정액료를 지불하면 광고 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음악이 추천되는 수준은 매우 놀랍습니다. 단순히 특정 곡을 들었던 사람들이 어떤 곡을 많이 들었나를 분석하거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듣는 음악을 내놓는 초보적인 추천 방식이 아니라, 아예 모든 곡들의 특징을 분류하여 비트, 곡 전개, 악기 구성 등을 분석해 기록한 ‘Music Genome Project’라는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십년동안 구축하였습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비슷한 유형의 음악을 추천해 내놓는 것입니다. 덕분에 ‘Boyzone’을 입력하면 아무 보이밴드 음악이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가장 비슷한 스타일인 Westlife, Backstreet Boys, 혹은 솔로로 독립한 Boyzone 멤버들의 곡이 추천됩니다. 듣다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의 User Experience입니다. 덕분에 Active User만5천만명이 넘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consumer internet 서비스 중 하나로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IPO 이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연 4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하였으나 상장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2015년 컨텐츠 라이센싱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컨텐츠 비용이 더욱 상승하여 비용 구조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사용자들에게 받는 지지와 애정에 비해 비즈니스로서는 초라한 모습입니다. 주가 역시 IPO 이후 40%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이는 추천이라는 value proposition의 본질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본디 추천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의 선호를 분석해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단가가 높은 타겟팅 광고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객이 좋아할만한 컨텐츠를 추천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흥미에 맞는 광고를 내보내면 주목도와 반응도가 높을 것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하지만, Pandora의 경우 고객이 좋아하는 컨텐츠를 알아내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광고로 연결하는데 실패했습니다. Linkin Park을 좋아하는 고객과 50 Cent를 좋아하는 고객이 어떻게 다르고, 어떤 광고가 어울리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Netflix와 Spotify가 주도하여 온라인 컨텐츠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 월정액 방식이 추천과 맞지 않습니다. 본디 추천 기능은 필연적으로 거대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야 돌아가기 때문에 월정액이라는 pay wall을 쌓아버리면 돈을 내는 고객은 남겠지만, 추천 기능도 약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국내 멜론과 유사한 월정액 음악서비스 Spotify와 달리 Pandora는 기본적으로 무료 고객 base를 유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월정액 고객의 수가 거대해지자 Netflix가 강력한 추천 기능을 도입해 큰 재미를 보고 있으며, Spotify 역시 Pandora와 유사한 Radio 기능을 개설했습니다.

추천 기능은 없으면 고통스러운 ‘Painkiller’ 보다는 있으면 더 좋은 ‘Vitamin’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Amazon의 본질은 추천이 아닌 e-commerce이지만, 강력한 추천 기능을 기반으로 더욱 많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Netflix 역시 강력한 Video 추천을 통해 Longtail 컨텐츠 소비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Netflix는 최근까지 자사의 추천 기능 강화를 위한 개발자 competiton을 열어 가장 성능이 좋은 알고리즘을 제안하는 팀에 상금을 주기도 했습니다. 위 두 서비스의 추천 수준은 Pandora에 버금갈만큼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추천이 빠진다고 하여 이 서비스들을 쓰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료인 Pandora가 먼저 시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료 서비스 Spotify가 급성장한 것을 보면 수동적인 UX (라디오)만으로는 능동적인 UX (On-demand)에 대한 니즈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듯 합니다.

Pandora는 여전히 너무나 사랑스러운 서비스이며, Music Genome Project는 모방이 불가능한 강력한 경쟁력입니다. 과연 추천이라는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어떻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비즈니스로 만들어나갈지 앞으로가 주목됩니다.

Pandora Radio를 통해 보는 추천의 가치”의 3개의 생각

  1.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수동적인 UX로는 능동적인 UX에 대한 니즈를 해결할 수 없다는 부분에서 더 인사이트를 공유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사실상 멜론 유저들의 80%이상이 TOP100차트를 그대로 긁어서 듣고 있다고하고, 적극적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음악을 찾아듣는 헤비/세미헤비 유저는 10% 미만이란 통계도 있는데……그냥 음악 트렌드/개인 취향에 맞는 곡을 떠먹여주는 것이 음악 서비스의 핵심은 아닐지 고민하게 됩니다.

    1. 국내 컨텐츠 소비 취향이 미국 대비 획일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가 조금씩 붐업되는걸 보면 롱테일 시장은 진입하는게 아니라 만들어나가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다만, 롱테일 추천 서비스의 진짜 허들은 사용자가 쓰게 하는게 아니라 수익화가 어렵다는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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