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electric car start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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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하이브리드가 아닌 순수 전기자동차는 20년은 지나야 대중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반발 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를 보급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배터리의 안정성과 고용량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었으나 캘리포니아만 보면 생각보다 꽤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전기자동차 충전 설비가 공공 주차장마다 제법 많이 설치되어 있고, 거리에서 GM Volt와 Nissan Leaf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 내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 판매가 늘고 있다는 뉴스도 들립니다. 전기차는 아직 월 몇천대 수준 판매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고무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기존 자동차 업계에서 내놓은 Volt와 Leaf만 많이 팔리고 전기차를 선도적으로 만들고 추진하던 선발 스타트업들은 고전하는 모습입니다. 가장 유명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중 하나인 A123 Systems가 파산하여 중국 회사에 $257M에 팔리는 절차를 밟고 있고, Better Place, Fisker, Coda 등 메이저 업체들도 거의 절반 수준의 인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냥 자동차 몇대 파는게 아니라 아예 범국가적 전기차 인프라를 팔겠다는 당찬 포부의 Better Place는 현재 이스라엘, 덴마크, 호주에서 배터리 교환 인프라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부연하자면, 전기차 활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배터리 충전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므로 주유소, 아니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는게 아니라 탈착식 배터리를 교환하자는 것이 Better Place의 아이디어입니다. 남다른 스케일 덕분에 현재까지 펀딩 규모만 $786M (약 8,000억 원)에 달합니다. 벌써 이 중 $490M을 소모했다고 하네요. 감원 뿐 아니라 그동안 전기차 인더스트리의 아이콘이었던 CEO Shai Agassi를 교체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Shai Agassi의 TED 강연은 가장 인기있었던 TED 영상 클립 중 하나죠)

 

부자들의 세컨카를 지향하여 고가의 전기차를 판매하던 Tesla와 Fisker 중 Tesla는 캘리포니아 각지에 쇼룸을 만들고 성공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Fisker는 최근 경영난으로 매각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A123 Systems의 부도 역시 주요 고객이었던 Fisker가 어려워진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경차 세그먼트를 공략하던 Think도 부도를 네번이나 겪고 러시아 자본에 팔렸으며, 일반 세단을 지향하는 CODA 역시 최근 15% 인원을 감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ODA는 생산을 중국에서 하고 판매는 미국에서 해서 미국과 중국 시장을 동시 공략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는데, 100여대 남짓 판매했던 차량들이 반 이상 리콜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나마 B2C들은 아직 이름이라도 남아있지만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시작했던 B2B 업체들은 소리소문없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미국 B2B 전기차 업체 중 쌍용 액티언을 전기차로 개조해 팔던 회사도 있었죠.

국내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선두업체 중 이미 CT&T가 상장폐지되었고 AD모터스 역시 상장폐지 심사 직전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전에 참석했던 전기차 관련 세미나에서 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기술력이 국내 최고라고 말씀하셨던 레오모터스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판매가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가끔 길가다 보이는 자동차전용도로 ‘전기차 출입금지’ 팻말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군요.

미국에 버금가는 큰 시장이자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큰 관심을 보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워렌버핏이 투자해서 유명해진 전기자동차 생산업체 BYD의 실적과 주가 역시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중국 도심지역의 공해가 워낙 심하다보니 얼른 전기차가 대량 보급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산업의 Hype Cycle에 따르면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기대감이 극대화되고난 후 한동안의 정리 기간을 거쳐 Steady한 성장 곡선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전기차 시장도 이러한 정리 기간에 접어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태양광 등 다른 Cleantech 산업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역시 유가와 정부지원금 2가지 요소에 가장 크게 좌우되는데,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기름보다 싼 전기로 비용절감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장기적인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전기차 구매 시 정부가 지원하는 장려금 역시 한동안 지속될 것이고요.

하지만, 불과 몇 년 전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엄청난 주목을 받으며 시장에 등장하여 기존 대기업들을 누르고 아예 자동차 업계의 질서를 재편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전기차 시장의 승자는 GM이나 Nissan같은 기존 자동차 업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는 탑승자의 안전을 담보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스타트업이 만든 제품을 외면하고 브랜드가 잘 알려진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만든 차량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Tesla나 Coda 차량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잇달아 보도되면서 스타트업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서 미리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의 신뢰와 브랜드를 쌓았으면 이런 대기업 위주의 Rule of game을 깰 수 있었을텐데 미리 전기차에 투자하고 있었던 Nissan이 발빠르게 움직였고 (Leaf 출시, Better Place와 제휴, 캘리포니아 정부와 시범사업 제휴 등) 준비하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GM이 다소 무리로 보일 정도로 빨리 Volt를 시장에 내놓아버려 신규업체들이 채 자리잡을 시간도 주지 않았습니다. 속도가 빠른 것이 스타트업의 속성이지만 제조업이다보니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시간차가 적을 수 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Tesla나 Fisker 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기차 스타트업이 등장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까지의 전기차 기술은 엄청난 High Tech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통해 쌓이는 Operational Excellence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에 오래 있었던 업체가 유리합니다. 가장 Critical한 배터리기술 역시 연구개발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대기업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전기차 시장이 이렇게 정리되는 까닭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대기업이 들어오기 전에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놓는다는 일반적인 스타트업 성공의 법칙을 구현해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전기차 시장에만 적용되는 공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속도가 느린 스타트업은 어떤 분야든 고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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