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실리콘밸리 모텔은 전부 인도인이 운영할까?”

업무상 출장이 잦은 편인데, 실리콘밸리에 올 때마다 항상 궁금했던 것이 바로 왜 Inn이나 모텔 주인들은 전부 인도인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민 계층이 특정 직업에 몰리는 현상은 드물지 않으나, 하나의 산업을 아예 점령해버린 케이스는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인도인의 어떤 역량이 Inn 사업에 강점이 있는지 쉽게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전능하신 구글님 검색을 통해 어렵지 않게 답을 찾았습니다. 실리콘밸리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모텔 중 절반 이상을 인도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 70%가 인도의 Gujarat 지방 출신이고, 다시 그 중 3분의 2가 ‘Patel’이라는 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미국 사람들은 ‘Patel’이라는 단어가 힌디어로 모텔을 뜻한다고 착각할 정도라니 대단한 존재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인도인이며, 왜 Patel일까요? 짧은 검색을 통해 얻은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A Patel Motel Cartel’, NY Times)

1960년대 미국 이민법이 개정되면서 인도인 이민이 급격히 늘어났고, 대부분 힌두교인이었기 때문에 소고기를 먹지 않는 등 특별한 주거환경이 필요했습니다. 자연스레 인도인 전용 숙박업소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1,2차대전 직후 미국에서 모텔업을 시작했던 세대가 은퇴하면서 7,80년대 모텔 매물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매물은 늘어났으나, 힘들고 위험한 인기없는 업종인데다 초기투자비용이 필요해 아무나 진입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Critical한 이유가 등장하는데, 먼저 모텔업에 자리잡은 초기 이민자들이 자신의 친척들이 미국에 건너와 모텔업을 할 수 있도록 초기투자비용을 적극 지원하였습니다. 직접 돈을 빌려주었을 뿐 아니라 소수민족에 대한 정부기금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도 했습니다. Patel 성을 가지고 있으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돈을 빌려주었다고 하니, 대단한 결속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리콘밸리에 인도인이 운영하는 모텔이 많이 보이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미 50% 이상의 모텔이 인도인 소유인 까닭도 있지만, 초기 인도 이민자들이 모텔업을 시작한 지역이 캘리포니아였고 그 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먼저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도인들이 모텔업을 점령한 현상을 다룬 책 ‘Life behind the lobby’를 최근 출간한 Pawan Dhingra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인도인들의 결속력이 뛰어나 서로를 밀어줬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의 인터뷰에서, ‘낯선 땅에 이민온 인도인 농부들은 땅 한조각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일하고 싶어했다’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초기 이민자들의 Entrepreneurship이 없었다면 인도인들은 지금 대를 이어 캘리포니아 오렌지 농장에 고용되어 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모텔 한켠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고, 아버지가 리셉션, 어머니가 하우스키핑, 아들 딸이 청소하고 물건을 나르며 결국 이만한 산업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된 것은 인도인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 비즈니스를 성공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민자가 운영하는 모텔과 그들에게 돈을 대주는 커뮤니티는 어딘가 스타트업과 VC와 닮았습니다. 이러한 생태계를 만들어놓으니 산업 자체가 스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모텔을 운영하던 인도 이주민들은 이제 고급 호텔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고등 교육을 받은 그들의 자식들이 합류하여 보다 큰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 생태계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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