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M&A

엔써즈가 KT에, 틱톡이 SK플래닛에, 올라웍스가 인텔에 차례로 인수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수면 아래에서 많은 Deal들이 준비중입니다. 대기업의 스타트업 M&A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창업자들 입장에서도, VC들도 반길 일입니다. 언젠가는 인스타그램처럼 1조원에 인수되는 케이스도 나올지도 모릅니다. 좋은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등장할 유인이 됩니다.

하지만 대기업 입장에서 여전히 스타트업 M&A는 어렵습니다. 100억을 주고 산 회사의 가치가 정말 100억 이상일까요? 그 가치가 일찍 증명이 되어서 문책을 면할 수 있을까요? 인력이 탐나서 산건데 돈 같은거 필요 없다고 일찍 나가버리지는 않을까요? 인수 의도대로 잘 활용할 수 있을까요? 혹시나 실사할때 못챙긴건 없을까요? 밸류에이션이 정말 제대로 된 걸까요?

아직 웹/모바일 스타트업을 대기업이 인수해 성공한 사례가 한국에서 그렇게 많지 않다보니, 아직 대기업 입장에서 스타트업 M&A는 상당히 Risky한 의사결정 중 하나입니다. 차라리 그 돈을 기존 사업에 투자하는게 ROI가 더 높을 수도 있으니까요. 요즘은 웬만한 초기 스타트업 Valuation도 몇십억 수준이니 실제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증명된 회사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100억 원 이상이고, 아무리 큰 대기업이라도 100억을 쓰는 건 큰 의사결정입니다.

이러한 의사결정이 대기업 내부에서 이루어지려면 최소한, 실무자-팀장-본부장-부사장급-사장까지 최소 4번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입장과 관점과 내공이 모두 다른 각 레벨을 각개격파해 돌파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인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재무 부서나, 다른 프로젝트에도 리소스 분배를 해야 하는 기획부서나, 혹은 내부적으로 M&A 기능을 수행하는 부서의 태클도 복병이 되곤 합니다. 해외 M&A의 경우 규제 이슈도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으며, 국내 외환법도 따져봐야 합니다.

그리고, 대기업 간 Big Deal의 경우 Investment Bank와 Law Firm에 비싼 돈을 주고 Execution을 시킬 수 있지만, 100~1000억 단위의 애매한 스타트업 딜은 이런 기능을 전부 내부에서 소화해야 합니다. 실제 Deal 경험이 많은 Deal 전문가와 회계사, 변호사 혹은 그에 준하는 법률/회계 전문가가 기본적으로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이런 회사가 흔치 않습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PMI(Post Merger Integration: 인수합병 후 통합)도 큰 고민거리입니다. 인수합병이 활발한 미국보다 한국의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기업문화 차이가 체감상 더 큰 것 같습니다. 전혀 다른 DNA의 외부인력을 비싼값을 치르고 데려오는거니 활용은 해야겠는데, 시스템에 잘 녹아들지, 기존 직원들의 반발은 없을지 걱정거리가 많습니다. 대기업간 M&A와는 양상이 다르기때문에 더욱 자신이 없습니다.

포털이나 게임회사들이 동종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입니다. 얻고자 하는 Value가 명확하니 액수로 환산하기도 쉽고, 내부 승인을 받는 것도 일반 대기업이 겪는 것보다는 덜 고통스럽습니다.

결국 대기업 M&A를 통한 Exit을 위해서는 투자 받을때의 Pitch보다 더욱 탄탄한 Storyline이 필요합니다. ‘차별화’, ‘기술력’, ‘해외진출’ 등의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핵심 키워드가 탄탄하게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3개사 모두 우월한 기술력이 핵심이며, 해당 기술이 국경의 제약 없이 활용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특별한 기술적 요소 없이 순수하게 트래픽만 많은 서비스의 경우 대기업에 인수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Value가 없어서가 아니라, 트래픽이 많으므로 Valuation은 높은데 그 Valuation을 정당화해서 내부 설득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야, 그거 우리도 만들 수 있잖아’라고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Small Deal이 많이 일어나서 대기업의 학습효과도 높아지고, ‘대박’이 아니더라도 준수한 Exit이 가능해졌으면 합니다. 통상 M&A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이후 Late Stage에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경우 오히려 가격이 비싸져 내부 설득이 어렵고 인수 후에도 내부의 기대가 지나치게 커서 망가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차라리 Early Stage의 회사를 여러 개 인수하여 Portfolio처럼 키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소 경직된 대기업 문화와 업무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대기업들이 신규사업을 고민하고 있지만, 지난 십수년간 내부에서 만들어서 성공시킨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될성부른 떡잎을 사서 빠르게 성장시키는 신규사업 Generation의 형태가 한국에서도 일반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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