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tureCat 2017 참관

VentureCat 2017 참관

벤처캣은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중 가장 큰 벤처 행사입니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와 유사한 Pitch Competition 방식으로, 25개 semi-finalist 중에서 최종적으로 6개 finalist를 추려 공개 무대에서 제한시간동안 Pitch를 하고 VC, 창업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평가하여 시상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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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상자들은, 1위 IFM Technologies (드론+머신러닝으로 창고 내 재고관리), 2위 Tiltas (출소자들의 사회적응을 돕는 온라인 플랫폼), 3위 QuickPulse (위챗 연동 기업 임직원 retention tool)이었습니다. 1위 IFM은 2016년 디스럽트에도 출전했다고 하며, 3만불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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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럽트 같은 전국구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참관했는데 생각보다 높은 참가자들 수준에 놀랐습니다. 노스웨스턴은 미국 서부에 있는 스탠포드나 버클리처럼 창업 환경이 좋은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Garage라는 교내 엑셀러레이터에서 무려 60여개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고 그루폰(GroupOn), 오픈테이블(OpenTable), 카약(Kayak) 등의 기업들이 노스웨스턴 출신 창업자들에 의해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모든 Pitch들이 LTV(Lifetime Value), CAC(Customer Acquisition Cost), 회수기간(LTV/CAC) 등 VC들이 주목하는 주요 수치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었고, 단순 아이디어 경쟁이 아니라 파일럿 런칭 후 실제 고객의 초기 반응을 수집하여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여줬던 것입니다. 참가 스타트업 중 이런 재무/데이터 분석에 익숙한 켈로그 MBA 출신이 다수이긴 했지만, 기술 기반의 공대 출신 팀 역시 같은 수준의 컨텐츠를 내놓은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인큐베이터/액셀러레이터 등을 통해 이런 교육들이 많이 이루어지는 영향인 듯 싶습니다.

이런 펀딩, 재무, 사업 계획 등은 통상적으로 “문과”의 영역이었는데 기술 역량을 갖춘 “이과”들이 쉽게 해내는걸 보면서, 가이 카와사키(Guy Kawasaki) 씨가 십수년전에 주장한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공식이 정말 맞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듭니다.

 

  • Add $500,000 to the valuation for every staff engineer. (엔지니어 1명 당 50만불을 더함)
  • Subtract $250,000 to the valuation for every staff M.B.A. (MBA 한명 당 25만불을 차감함)
  • Online staff journalists or content producers neither add nor subtract value according to the formula. (저널리스트나 컨텐츠 프로듀서는 더하거나 빼지 않음)

 

또 하나의 인상적이었던 점은, 6개의 스타트업 중 2개가 드론과 머신러닝을 결합한 사업모델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위 IFM 외에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Aerospec Technologies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기 점검을 드론으로 대체하는데, 사람 대신 어디든 갈 수 있는 드론의 특성에 시각 이미지를 인식하고 분석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해져 드론이 단순 이커머스 배송 등을 넘어 쓰임새가 크게 확장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Social Impact”라 불리는 사회 공헌 비영리 스타트업의 창업이 활발한 점이 부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분야였는데, 켈로그 MBA에서도 소셜 임팩트에 관심을 가지고 창업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2위 Tiltas도 켈로그 MBA 재학생이 창업했습니다.) 적지 않은 MBA 학비를 내고도 졸업 후 고액연봉을 좇지 않고 보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Hustle하는 이런 사람들이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 월정액 패션 체험기

미국 월정액 패션 체험기

미국에서 자주 보이는 인터넷/모바일 서비스 중 생각보다 한국에서 모르던 것들이 꽤 있어서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인스타그램 광고에 자주 뜨던 남성 의류 월정액 서비스 “Five Four Club”을 한번 주문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패션에 둔감하고 옷을 못 고르는 편이라 유행하는 스타일을 누군가 대신 골라줬으면 했는데,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시도해보았습니다.

Pando 기사에 따르면 Five Four Club은 원래 10여년 전 LA 지역의 패션 브랜드로 시작했으나 2012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월정액(Subscription) 서비스로 전환하여 월 60달러에 남성 의류를 배송해주고 있습니다. 외부 VC 투자 없이도 매년 100% 이상 성장하여 2016년 매출이 무려 $60 million(약 700억 원)에 달하고 2014년에 약 4만명의 회원을 모아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합니다. 무려 Marvel과 어벤저스 콜라보를 진행하고 NBA 스타 크리스 폴을 전속 모델로 쓰기 시작한 것을 보면 사업이 상당히 순항중인 것으로 예측됩니다.

월정액 서비스는 고객 LTV (LifeTime Value) 예측이 용이하기 때문에 Customer Acquisition(월정액 고객 유치)에 상당한 비용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 제가 가입할때는 첫달에 두달치 옷을 보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보통 한 달에 상 하의 한벌씩을 보내주는데, 가끔 선글라스나 재킷 등을 끼워 단순해보이지 않게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몇 만명 수준인 가입자들에게 모두 똑같은 옷을 보내지는 않고, 처음 가입할때 가입자의 스타일에 대한 매우 간략한 질문을 해서 분류하는 것 같습니다.

여성에 비해 남성 의류는 종류도 단순하고 시즌에 따라 큰 변화도 없기 때문에 월정액에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모든 가입자들에게 똑같은 의류를 보내진 않지만, 스타일 분류가 2가지 밖에 없기 때문에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비슷한 의류의 대량 주문이 가능하여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섭스크립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일부 제품을 따로 판매하는 본격적인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를 위해 고급스런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받아본 패키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주 고급지게 포장이 되어있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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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의 패션 아이템은 이렇습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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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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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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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한국 군복이 도착했습니다… 제 블로그가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와이프가 이걸 보고 빵 터져서 깔깔이와 매칭하면 미국에서 제대로 먹히는 힙스터로 보일거랍니다. 대신 이걸 입으면 같이 안다니겠다네요…

60불 치고는 소재도 나쁘지 않고 사이즈도 꽤 잘 맞았습니다. 다만 이 브랜드가 꽤 밀리터리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한국군 무늬를 계속 쓸거면 이런 사태가 또 벌어질 것 같아 그냥 해지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보낸 제품은 사이즈 변경만 가능하고 환불이 불가하다고 공지하기도 했고요. 사실 고객 입장에서는 아무리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옷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워낙 다양한지라 리텐션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지방어를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하게, 원클릭으로 서비스 해지는 불가능했고 전화통화나 채팅으로 서비스 센터에 컨택해야 했습니다. 서비스 해지 프로세스를 어렵게 하고 누군가 해지방어를 해야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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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챗을 시작했을때 대기인원이 20명, 대기 시간이 15분 정도였습니다.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같아도 일부러 저정도 딜레이는 만들어 놓을 것 같습니다. LiveChat 솔루션이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어서, 챗을 기다리는 동안 온라인 스토어를 돌아보고 채팅창을 다시 띄울 수 있었습니다. 고객센터에서 이번에 해지 안하면 60달러 크레딧을 주겠다고 제안하여, 일단 한달 더 써보기로 했습니다.

아마 한국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을 것 같은데, 한국의 남성의류 온라인 쇼핑이 훨씬 용이하고 온/오프라인에 훌륭한 스트릿 브랜드가 워낙 많은데다 기본적으로 한국 남자들이 패션에 신경을 훨씬 많이 쓰기 때문에 미국 대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가입했다 해지를 하더라도 일단 이 브랜드의 상하의 사이즈에 대한 감이 있기 때문에 추후에 단품 단위로 온라인 쇼핑을 하게 될 가능성이 계속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업데이트(3/6): 포스팅 내용대로 일단 해지 안했습니다. 그런데 방금 메일로 날아온 다음달 예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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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달러로 트위터 팔로워 늘리기

25달러로 트위터 팔로워 늘리기

단기간에 트위터 팔로워를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제가 공부하고 있는 Kellogg MBA의 Digital Marketing 수업에서 “일주일 안에 최대한 많은 Follower 만들어오기” 과제를 받고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다가, 문득 현금을 걸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져서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트위터 계정을 하나 새로 만들었습니다. 프로필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되었던 점은, “어떻게 하면 개인 신상을 많이 노출하지 않으면서 스팸처럼 보이지 않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절충안으로 학교 관련 정보를 최대한 노출하면서, “스팸이 아니라 실험중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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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워 중 한명을 무작위로 선정해서 $25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작성하고 나니, 어떻게 알릴지 고민되었습니다. 당연히 새 계정이니 팔로워가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개인 페이스북 및 트위터에 포스팅하고 지인들에게 공유해서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추첨 시간은 의도적으로 짧게 다음날로 설정했습니다. 메시지를 보고 미루지 않고 바로 Action을 취했으면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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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페이스북 광고를 한번 써보았습니다. 항상 궁금했지만 써볼 기회가 없었는데, 최소 지불 단위가 $2라서 일단 최소로만 집행했습니다. 성별, 관심사 등 Targeting을 지정할 수 있었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노하우가 있어야 효과적인 광고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다소 애매하게 한국, 미국에 있고  트위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지정해서, 약 200명에게 도달했고 이 중 1명이 반응(클릭)했습니다. 2불이면 정말 작은 광고예산이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였습니다. 타겟팅을 더욱 정교하게 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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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트위터 포스팅을 페이스북에서 광고하는 것이 좀 웃긴데, 트위터의 Promoted Tweet 역시 써보고 싶었으나 별도의 인증 과정이 필요하고 가입한지 오래된 계정만 가능하여 바로 가입한 계정으로는 불가능해서 아쉬웠습니다.

최종 결과는… 창피할 정도로 폭망했습니다. 총 13명의 팔로워가 생겼는데 전부 지인들이었으며, 게다가 이중 4개는 제 개인 계정이었습니다. (위에 RT 3개 중 2개가 제 계정이네요…) 오히려, 이 실험을 하기 전에 매일 #Tuesdaythoughts 같은 해쉬태그를 따라다니며 시덥잖은 농담을 포스팅하던 다른 계정이 14명의 팔로워를 만들어냈습니다. 일단 약속대로 한분을 추첨해 $25를 드렸습니다. 팔로워 1명에 2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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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금액이 너무 적다는 피드백도 있었고 영어로 된 메시지를 한국인 지인 네트워크로 홍보한 점도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금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신 누군가 그걸 실제로 준다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래 예시로 다시 보여드리겠지만, 현금이 아닌 경품을 건 케이스는 훨씬 나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별로 배운 점도 없이 돈만 들이고 결과가 실망스러워, 과연 누가 이 수업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만들어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80명이 넘게 듣는 큰 수업에서 대부분 10명 이하의 결과를 낸 가운데(위 13명이 상당한 상위권이었습니다.), 두 명이 무려 1,000명이 넘는 Follower를 겨우 일주일만에 모았습니다. 이 중 우승자는 아래 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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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is Trumping”이라니, 너무 잘 만들어서 질투가 날 정도였습니다. Game of Thrones 팬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고,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화제가 트럼프이니, 적절한 컨텐츠만 포스팅하면 자연스럽게 Follower가 모일 수 밖에 없죠. 겨우 Meme 몇 개 만들어서 올린게 전부라고 합니다. 저런 얼굴 합성도 모바일 어플로 금방 할 수 있고요. 수업 당시 거의 1,300명을 일주일만에 모았습니다.

1,000명 이상 모은 학생이 2명이라고 언급했는데, 나머지 한명은 $5로 1,000명의 Follower를 구매했다고 합니다. 소위 “Blackhat Marketing”이라고 불리는 영역인데, 기왕 $25를 쓸거면 차라리 이런 쪽으로 경험이라도 해볼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이 금액이면 훨씬 많은 Follower를 가진 계정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시장이 실제 소셜 미디어의 가치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경품을 건 친구가 또 있었는데, 이 친구는 NBA팀 모자를 걸고 73명의 팔로워를 모았습니다. $25로 모자를 사서 걸었으면 더 나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이 경우 배송이 문제입니다. 이 친구 정말 저거 보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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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실험이었으나, 이 결과를 개인/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Viral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고, 사실 경품으로 Follower를 늘려봐야 장기적으로 큰 가치도 없습니다. 해당 수업에서 강연한 Dose와 Mugglenet의 창업자 Emerson Spartz가 공유한 Follower 늘리기 팁은 다음과 같습니다.

  • Follower를 돈주고 사지 않는 이상, 일단 많이 Follow해야 한다. 보통은 Follow back 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도 안하면 Unfollow하고 다른 사람들을 Follow한다.
  • Follow한 계정의 컨텐츠를 RT 해주면 Follow back 할 가능성이 늘어난다.
  • RT할때 그 사람이 새로 올린 컨텐츠 하나, 예전에 올린 컨텐츠 하나씩 RT하면 더 좋다. (관심 보이기)
  • 컨텐츠는 주기적으로 올려야 한다. 최소 하루에 3~4번 예약 포스팅을 걸어놓는다.
  • 그래도 70% 이상의 사람들이 포스팅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예전에 올린걸 재탕해도 된다.
  • 어쨌든 내 컨텐츠가 재미있고 의미있어야 Follower가 늘어난다.
  • 부정적인 컨텐츠는 절대로 안되는데, 분노(Anger)는 예외다. 사람들은 “자기가 쿨해보이는” 컨텐츠를 공유하기 좋아하며, 여기에 “정의로운 분노” 컨텐츠가 아주 좋다.

개인적으로 Blackhat 마케팅에 대해 더 알아보고자 하여, 기회가 될 때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표지 이미지 출처: Linkedin

Spotify의 Echo Nest 인수를 통해 보는 추천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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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인 “Pandora Radio를 통해 보는 추천의 가치“에서 언급한대로, 스크린과 입력의 제한이 뚜렷한 모바일 환경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추천 기능의 가치는 중요하고,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Spotify가 음악 빅데이터 분야의 1위 스타트업인 Echo Nest를 인수했을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인수 금액이었습니다. 추천 기능 자체가 서비스의 핵심인 판도라 라디오의 시장 가치는 6조원이고, 강력한 추천 기능이 컨텐츠 소비의 75%를 만들어낸다는 넷플릭스의 시장 가치는 무려 26조원에 달합니다. Echo Nest는 Spotify 뿐 아니라 iHeartRadio, Rdio 등 Pandora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명 음악서비스에 API 형태로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거의 독점에 가까운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므로, 올해 IPO를 앞두고 이미 4조원의 valuation에 2천 500억원을 작년 말 펀딩받고 올해 초 2천억원을 대출받은 Spotify가 현금과 주식을 섞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루머 형태로 언론에 보도된 Echo Nest의 인수가격은 대략 천 억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는 작년 초 런칭한지 한달만에 Dropbox에 인수된 Mailbox의 인수가격과 같으며, Echo Nest가 ’12년 Series D에서 모집한 금액인 약 180억원을 10% 정도의 지분으로 추정한다면 사실상 down-valuation (펀딩 당시 valuation보다 인수 가격이 낮은)에 해당합니다. 비록 고객 기반과 브랜드가 약하고 성장성이 높지 않은 B2B 스타트업의 인수 가격이 대체로 B2C보다 낮게 형성되는 편이지만, 역사적인 왓츠앱 20조 인수 직후라 더욱 대비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수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Spotify는 인수 후에도 경쟁 서비스들에 제공하는 API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했으나, 인수 직후 Rdio가 Echo Nest의 추천 API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iHeartRadio 등의 다른 경쟁 서비스들도 추천 API를 계속 이용은 할 수 있지만 고객의 서비스 이용 정보가 전부 경쟁사로 흘러들어가는 격이므로 내부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Spotify에게는 상당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습니다. 수백, 수천만 곡의 컨텐츠를 분류해 metadata를 달아놓고, 역시 수백, 수천만의 유저 유형 역시 분석해야 하는 추천 기능은 알고리즘 자체의 우수함을 떠나 일단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판도라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초기 추천 엔진을 개발하는데만 5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며, 넷플릭스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에게 수억원의 상금을 걸고 추천 엔진 고도화 컨테스트를 여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나 판도라 급의 컨텐츠 추천 엔진을 구현하려면 정말 많은 자원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그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 정설이라 거의 계륵과도 같은데, 이러한 문제를 Echo Nest가 신뢰할만한 추천 서비스로 풀어주고 있었던 구도였습니다. 경쟁업체도 사실상 없어서, Rdio 등의 경쟁서비스들은 이제 자체적으로 이 기능을 만들어야 합니다.

iTunes Radio의 폭발적인 성장과 Beats Music이 등장하고 삼성마저 Slacker와 손잡고 자체 음악서비스를 내놓는 무한 경쟁 구도에 Spotify의 Echo Nest 인수는 전략적으로 상당히 잘한 deal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동의 1위는 Pandora이나, 작년 한 해 Spotify와 iTunes Radio의 가입자 성장이 Pandora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Spotify는 Echo Nest 인수 뿐 아니라 기존 정액제 위주의 가격 정책에 무료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는데, 모바일에 이어 자동차 app 시장이 본격화되어 음악서비스들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이 시점에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mage source: http://musicacomplexa.zzl.org)

스타트업이 인수 제의를 거절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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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uccess 관련글: 1,000억원의 인수 기회를 놓친 스타트업

스타트업들이 M&A 제의를 거절하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비석세스 기사에 이유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 부연차 적어봅니다. 한국보다는 미국 기준입니다.

1. 기회비용

Deal size가 클수록 Due diligence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NDA 체결부터 시작해서 Term Sheet을 사인하고 실사를 해서 Deal Term을 확정해 SPA를 사인하기까지 아무리 빠르게 추진한다 해도 최소 2달 동안 CEO가 매여있어야 하며, 특히 요즘 실리콘밸리 M&A에 관심이 많은 중국, 인도, 한국, 러시아 등 미국 외 기업들의 경우 경험이 많지 않고 내부 승인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실사 중에 Deal이 Drop되는 경우도 매우 많은데 이 경우 창업팀이 M&A 프로세스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에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Track에 오른 스타트업의 경우 M&A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2. 투자자의 반대

나중에 더 큰 Exit을 바라보고 투자자들이 반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Lead investor가 아니라 적은 금액을 넣은 투자자의 경우 어차피 전체 포트폴리오 중 일부에 불과하므로 별로 아쉬울게 없으니 ‘지금 굳이 팔아야되냐’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은 지분이 적으면 의결권도 적으니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만, 반드시 지분율과 의결권이 일치하지는 않아 minor investor가 deal을 drop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창업자의 반대

위 투자자 경우와 반대 케이스인데, 만약 어떤 이슈로 인해 창업멤버의 지분율이 매우 낮다면 크지 않은 액수의 M&A를 해봐야 받게되는 cash가 너무 적어 동의할 유인이 떨어집니다. 이 경우 연봉을 크게 주거나 추후 성과에 따라 earn-out으로 보상해주기도 합니다.

4. 인수자의 매력

구글이 다른 tech 기업들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M&A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최고의 직장이기 때문입니다. 인수 후 일하고 싶은 회사가 아니라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이상 M&A가 불가능합니다. 특히 인수금액이 매우 낮은 “Acqui-hire”는 이 항목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5. 자존심?

실리콘밸리에 가장 부러운 부분인데, 아무리 한푼이 아쉽고 회사가 바람앞에 촛불처럼 흔들려도 마음에 드는 가격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절대 팔지 않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한번 망해도 어차피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으로 보이는데, ‘Serial entrepreneur’가 투자를 잘 받는 문화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비싼 물가/인건비 때문에 화폐가치가 낮은 탓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백억과 미국에서의 백억의 가치가 조금은 다르다는 것이죠.

그 외에 전반적인 Funding market 상황이나 비즈니스의 사이클 등도 영향을 미칩니다. 다음 라운드 Funding에 자신이 있으면 안팔아도 아쉬울게 없고, 비즈니스가 속한 산업/영역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라면 빨리 파는 게 유리하겠죠.

스타트업 지주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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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전통적인 스타트업-VC 외 모델들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인 엔젤투자자나 Y Combinator 같은 엑셀러레이터/인큐베이터들이 초기 투자 영역에서 VC를 위협하고  있고, 하드웨어 투자는 Kickstarter 같은 Crowdfunding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유명세만큼 찬반 논란이 있는 독일 Rocket Internet도 흔치 않은 사업모델로, 주로 미국에서 성공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유럽과 Emerging Market으로 Copy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입니다. 무려 56가지의 서비스를 전 세계 60개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단순히 투자만 하는 순수 Investor가 아니라 HQ가 아이템을 직접 정하고, 현지 경영진을 리크루팅하고, 투자한 후 주기적으로 성과를 관리하여 성과가 미진할 경우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아예 사업을 접기까지 하는 대단히 Active한 인큐베이터입니다. 사업을 직접 선정/운영하지 않는 Y Combinator, 500 Startups, Techstars 등의 ‘일반적인’ 인큐베이터와 아예 다른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스타트업의 핵심이자 존재 이유인 혁신과는 거리가 먼 “Ctrl+C/Ctrl+V” 사업이라고 비난받지만, 단순 Cloning으로 치부하기에는 이들의 성과가 너무나도 좋습니다. 아마존이 인수한 Zappos를 Copy한 Zalando는 밸류에이션이 무려 €2.8 billion에 이르며, Groupon을 독일에서 Copy한 Citydeal은 $126M에 Groupon에 매각되었습니다. 때문에 Rocket Internet 소유주인 Samwer 3형제의 보유 지분 밸류에이션은 1조원에 이른다고 알려져있으며, 주식 평가액 기준 유럽 tech entrepreneur 중 Top 10에 올라있습니다. 최근 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 구체적으로 확산되고 있을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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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et Internet의 경쟁력은 속도입니다. 아이템을 정하면 여러 시장에서 동시에 런칭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경영진은 MBA 출신 및 Investment bank, management consulting 등 professional industry에서 뽑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Entrepreneur 스펙과는 조금 다른데, 일반 기업의 프로세스와 관리방식에 능숙한 사람들을 채용하여 정량지표로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함이고  해당 경영진의 해고와 서비스 Shut-down도 역시 매우 냉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Pinterest가 뜨자 아예 서비스 전체를 통째로 베낀 Pinspire라는 Clone을 내놓는 등 추진 속도에 걸리적거리는 Tweak 같은 요소는 아예 고려하지 않는 듯 합니다.

Rocket Internet이 엄청난 추진력에 기반한 ‘Cloning Factory’라면, 최근 Instapaper를 인수해 주목받고 있는 Betaworks는 ‘스타트업 Holding Company’에 가깝습니다. 2007년에 뉴욕에서 Seed  stage VC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11년 ‘Operating company’로의 변신을 선언하여 이 과정에서 공동창업자 Andy Weissman이 떠나고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단기간 내에 Chartbeat, Bitly, SocialFlow 등의 유명 서비스를 런칭하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Seed VC로서도 매우 성공적이어서, Twitter, Tumblr, Airbnb, Groupon 등에 투자했으며, Zynga에 (비싼 값에) 인수된 OMGPOP, 최근 Yahoo에 인수되어 화제가 된 Summly도 이들의 포트폴리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다른 스타트업/VC와 가장 차별화되는 이유는, 다소 부진한 스타트업을 인수하여 Turnaround하는 일종의 Private Equity 방식까지 손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때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젊고 핫했던 스타트업이었으나 잘못된 UI/기능 개편으로 사용자가 급격히 떠나가며 추락한 소셜 뉴스 서비스 Digg의 브랜드와 웹사이트를 작년 7월 겨우 $500K에 인수하여 자체 런칭했던 News.me 팀을 합류시켜 6주만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편하였습니다. Turnaround의 성과는 즉시 나타나, 인수한지 불과 6개월만에 유저 수가 2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4월에는 유명 뉴스 북마킹 서비스 Instapaper를 인수하여 Digg과의 시너지를 내겠다고 발표하였으며, 구글이 RSS 리더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하자 발빠르게 Digg reader 런칭을 약속하는 등 ‘Operating company’로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Betawork는 사업영역이 e-commerce 전반에 걸친 Rocket Internet과 달리, 자신들의 영역을 명확히 정하고 집중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Chartbeat, Bitly, SocialFlow 모두 Real-time Analytics 관련 서비스들이며, Digg과 Instapaper는 이와 상호보완적으로 뉴스 컨텐츠와 유저 Traffic을 확보하는 Consumer 서비스들입니다. Copy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Risk를 부담하는 것은 맞지만, 핵심 역량에 기반하여 차츰 연관 영역으로 전선을 넓혀가는 방식으로 Risk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Rocket Internet과 Betaworks는 여러 개의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며 비즈니스의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스타트업 지주회사’ 같은 형태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아이템도 성공시키기 어려운데 이렇게 연타석 안타를 쳐내는 이 두 회사의 역량은 논란을 넘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도 이미 단일 아이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서비스를 런칭하는 스타트업들도 생겨나고 있어 이렇게 성공적인 케이스도 곧 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Viking Startups

clash_of_clans

최근 북유럽 스타트업의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PocketGamer에서 내놓은 2013년 Top 50 Mobile Developer 리스트는 ‘북유럽의 위엄.list’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2위를 모두 핀란드 회사 Supercell, Rovio가 차지했으며, Candy Crush Saga로 유명한 7위 King.com은 영국/스웨덴 회사입니다. 전 Nokia 직원들이 Meego를 들고나와 Linux 기반의 Mobile OS를 만들고 있는 재미있는 이름의 Jolla 역시 잠깐 화제가 되었으며, 지난 5월 McAfee가 핀란드 방화벽 업체 Stonesoft를 무려 $389M(약 4천억원)에 인수한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Linux와 MySQL이 핀란드 산이라는 것은 아마 IT업계에서는 자일리톨만큼 유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핀란드가 Angry Bird와 Clash of Clan의 엄청난 성공으로 마치 스타트업의 성지인양 유명해졌지만, 스웨덴의 위엄도 만만치 않습니다. iTunes 말고는 이제 적수가 없어보이는 음악서비스 Spotify가 스웨덴에서 왔고, 너무나 유명한 게임인 Minecraft 역시 스웨덴의 산물입니다. HQ가 독일에 있지만 Soundcloud도 처음에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웨덴에서 시작한 Social Gift 서비스 Wrapp은 아예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VC들로부터 적지 않은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럽 스타트업의 3대 중심지를 런던, 베를린, 그리고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꼽기도 합니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 뿐 아니라 수천, 수만개의 스타트업이 북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지역 Tech 소식을 영문으로 전하는 ArcticStartup이라는 매체를 보면 정말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ArcticStartup이 다루는 커버리지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대표적인 북유럽 국가들 뿐 아니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해 건너 러시아 부근 국가들까지 포함하는데, 에스토니아는 바로 Skype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창업은 매우 활발한데 아직 Venture Capital 공급이 부족해 미국 fund들의 진출이 점차 이루어지고 있으며, Skype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Skype 매각 후 세운 Atomico 같은 local VC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의 경우 TEKES(핀란드 투자청)을 통한 정부 투자도 활발하다고 알려졌습니다.

최근 특히 핀란드의 성공을 두고 Nokia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정부 지원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스토리가 많이 기사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북유럽에서 이렇게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단순히 환경이 잘 조성되었기 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FON의 CEO Martin Varsavsky의 인터뷰에 따르면, 유럽 전반의 창업 환경이 아주 우호적이지는 않고 오히려 한국과 비슷한 양상도 많이 보입니다. 아직도 젋은이들은 안정적인 공공기관/공기업 취업을 희망하고, VC 가 부족해 펀딩도 쉽지 않으며, 사회 분위기가 실패에 관대하지 않고, 회사가 잘못되면 창업자도 채무를 지는 등 척박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유럽 특유의 높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Risk까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양산되는 이유는 영어와 엔지니어 공급이 아닐까 합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스웨덴 인구 중 무려 85%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고 하며, 핀란드의 영어교육 역시 한국에서도 계속 화제가 되어왔습니다. 굳이 이런 예를 들지 않아도, 유럽인들은 영어 뿐 아니라 대체로 여러 개의 언어 구사가 익숙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번역된 메뉴가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영어 관련 문화와 성향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북유럽산 서비스들을 보면 미제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 않습니다.

엔지니어의 경우, 위 Martin Varsavsky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사회로 배출되는 ‘공대생’의 비율이 유럽이 높은 편이고 소셜미디어보다 기술창업 이 더 많다고 합니다. 오랜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와 전통으로 양질의 엔지니어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유럽 대비,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컴퓨터공학도 수조차 감소하고 있는 한국은 크게 대조됩니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북유럽 스타트업의 약진이 의미하는 바는 꼭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하지 않더라도, 혹은 날때부터 유태인 네트워크를 갖고 태어나지 않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유럽산은 아니지만, 영국에서 만드는 실리콘밸리 테크블로그 The Next Web이 어느덧 TechCrunch급의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Quantcast Monthly UV 기준)

북유럽 바이킹들의 진격이 어디까지 갈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도 미국, 이스라엘, 북유럽에 이은 하나의 무시못할 스타트업 세력권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