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ify의 Echo Nest 인수를 통해 보는 추천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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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인 “Pandora Radio를 통해 보는 추천의 가치“에서 언급한대로, 스크린과 입력의 제한이 뚜렷한 모바일 환경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추천 기능의 가치는 중요하고,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Spotify가 음악 빅데이터 분야의 1위 스타트업인 Echo Nest를 인수했을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인수 금액이었습니다. 추천 기능 자체가 서비스의 핵심인 판도라 라디오의 시장 가치는 6조원이고, 강력한 추천 기능이 컨텐츠 소비의 75%를 만들어낸다는 넷플릭스의 시장 가치는 무려 26조원에 달합니다. Echo Nest는 Spotify 뿐 아니라 iHeartRadio, Rdio 등 Pandora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명 음악서비스에 API 형태로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거의 독점에 가까운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므로, 올해 IPO를 앞두고 이미 4조원의 valuation에 2천 500억원을 작년 말 펀딩받고 올해 초 2천억원을 대출받은 Spotify가 현금과 주식을 섞어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루머 형태로 언론에 보도된 Echo Nest의 인수가격은 대략 천 억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는 작년 초 런칭한지 한달만에 Dropbox에 인수된 Mailbox의 인수가격과 같으며, Echo Nest가 ’12년 Series D에서 모집한 금액인 약 180억원을 10% 정도의 지분으로 추정한다면 사실상 down-valuation (펀딩 당시 valuation보다 인수 가격이 낮은)에 해당합니다. 비록 고객 기반과 브랜드가 약하고 성장성이 높지 않은 B2B 스타트업의 인수 가격이 대체로 B2C보다 낮게 형성되는 편이지만, 역사적인 왓츠앱 20조 인수 직후라 더욱 대비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수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Spotify는 인수 후에도 경쟁 서비스들에 제공하는 API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했으나, 인수 직후 Rdio가 Echo Nest의 추천 API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iHeartRadio 등의 다른 경쟁 서비스들도 추천 API를 계속 이용은 할 수 있지만 고객의 서비스 이용 정보가 전부 경쟁사로 흘러들어가는 격이므로 내부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Spotify에게는 상당한 경쟁 우위가 될 수 있습니다. 수백, 수천만 곡의 컨텐츠를 분류해 metadata를 달아놓고, 역시 수백, 수천만의 유저 유형 역시 분석해야 하는 추천 기능은 알고리즘 자체의 우수함을 떠나 일단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판도라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초기 추천 엔진을 개발하는데만 5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며, 넷플릭스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에게 수억원의 상금을 걸고 추천 엔진 고도화 컨테스트를 여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나 판도라 급의 컨텐츠 추천 엔진을 구현하려면 정말 많은 자원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그 효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 정설이라 거의 계륵과도 같은데, 이러한 문제를 Echo Nest가 신뢰할만한 추천 서비스로 풀어주고 있었던 구도였습니다. 경쟁업체도 사실상 없어서, Rdio 등의 경쟁서비스들은 이제 자체적으로 이 기능을 만들어야 합니다.

iTunes Radio의 폭발적인 성장과 Beats Music이 등장하고 삼성마저 Slacker와 손잡고 자체 음악서비스를 내놓는 무한 경쟁 구도에 Spotify의 Echo Nest 인수는 전략적으로 상당히 잘한 deal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부동의 1위는 Pandora이나, 작년 한 해 Spotify와 iTunes Radio의 가입자 성장이 Pandora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Spotify는 Echo Nest 인수 뿐 아니라 기존 정액제 위주의 가격 정책에 무료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는데, 모바일에 이어 자동차 app 시장이 본격화되어 음악서비스들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이 시점에 적절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mage source: http://musicacomplexa.zzl.org)

스타트업이 인수 제의를 거절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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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uccess 관련글: 1,000억원의 인수 기회를 놓친 스타트업

스타트업들이 M&A 제의를 거절하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비석세스 기사에 이유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 부연차 적어봅니다. 한국보다는 미국 기준입니다.

1. 기회비용

Deal size가 클수록 Due diligence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NDA 체결부터 시작해서 Term Sheet을 사인하고 실사를 해서 Deal Term을 확정해 SPA를 사인하기까지 아무리 빠르게 추진한다 해도 최소 2달 동안 CEO가 매여있어야 하며, 특히 요즘 실리콘밸리 M&A에 관심이 많은 중국, 인도, 한국, 러시아 등 미국 외 기업들의 경우 경험이 많지 않고 내부 승인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실사 중에 Deal이 Drop되는 경우도 매우 많은데 이 경우 창업팀이 M&A 프로세스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에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Track에 오른 스타트업의 경우 M&A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2. 투자자의 반대

나중에 더 큰 Exit을 바라보고 투자자들이 반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Lead investor가 아니라 적은 금액을 넣은 투자자의 경우 어차피 전체 포트폴리오 중 일부에 불과하므로 별로 아쉬울게 없으니 ‘지금 굳이 팔아야되냐’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은 지분이 적으면 의결권도 적으니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만, 반드시 지분율과 의결권이 일치하지는 않아 minor investor가 deal을 drop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창업자의 반대

위 투자자 경우와 반대 케이스인데, 만약 어떤 이슈로 인해 창업멤버의 지분율이 매우 낮다면 크지 않은 액수의 M&A를 해봐야 받게되는 cash가 너무 적어 동의할 유인이 떨어집니다. 이 경우 연봉을 크게 주거나 추후 성과에 따라 earn-out으로 보상해주기도 합니다.

4. 인수자의 매력

구글이 다른 tech 기업들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M&A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최고의 직장이기 때문입니다. 인수 후 일하고 싶은 회사가 아니라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는 이상 M&A가 불가능합니다. 특히 인수금액이 매우 낮은 “Acqui-hire”는 이 항목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5. 자존심?

실리콘밸리에 가장 부러운 부분인데, 아무리 한푼이 아쉽고 회사가 바람앞에 촛불처럼 흔들려도 마음에 드는 가격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절대 팔지 않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한번 망해도 어차피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으로 보이는데, ‘Serial entrepreneur’가 투자를 잘 받는 문화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비싼 물가/인건비 때문에 화폐가치가 낮은 탓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백억과 미국에서의 백억의 가치가 조금은 다르다는 것이죠.

그 외에 전반적인 Funding market 상황이나 비즈니스의 사이클 등도 영향을 미칩니다. 다음 라운드 Funding에 자신이 있으면 안팔아도 아쉬울게 없고, 비즈니스가 속한 산업/영역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라면 빨리 파는 게 유리하겠죠.

스타트업 지주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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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전통적인 스타트업-VC 외 모델들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인 엔젤투자자나 Y Combinator 같은 엑셀러레이터/인큐베이터들이 초기 투자 영역에서 VC를 위협하고  있고, 하드웨어 투자는 Kickstarter 같은 Crowdfunding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유명세만큼 찬반 논란이 있는 독일 Rocket Internet도 흔치 않은 사업모델로, 주로 미국에서 성공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유럽과 Emerging Market으로 Copy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입니다. 무려 56가지의 서비스를 전 세계 60개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단순히 투자만 하는 순수 Investor가 아니라 HQ가 아이템을 직접 정하고, 현지 경영진을 리크루팅하고, 투자한 후 주기적으로 성과를 관리하여 성과가 미진할 경우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아예 사업을 접기까지 하는 대단히 Active한 인큐베이터입니다. 사업을 직접 선정/운영하지 않는 Y Combinator, 500 Startups, Techstars 등의 ‘일반적인’ 인큐베이터와 아예 다른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스타트업의 핵심이자 존재 이유인 혁신과는 거리가 먼 “Ctrl+C/Ctrl+V” 사업이라고 비난받지만, 단순 Cloning으로 치부하기에는 이들의 성과가 너무나도 좋습니다. 아마존이 인수한 Zappos를 Copy한 Zalando는 밸류에이션이 무려 €2.8 billion에 이르며, Groupon을 독일에서 Copy한 Citydeal은 $126M에 Groupon에 매각되었습니다. 때문에 Rocket Internet 소유주인 Samwer 3형제의 보유 지분 밸류에이션은 1조원에 이른다고 알려져있으며, 주식 평가액 기준 유럽 tech entrepreneur 중 Top 10에 올라있습니다. 최근 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 구체적으로 확산되고 있을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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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et Internet의 경쟁력은 속도입니다. 아이템을 정하면 여러 시장에서 동시에 런칭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경영진은 MBA 출신 및 Investment bank, management consulting 등 professional industry에서 뽑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Entrepreneur 스펙과는 조금 다른데, 일반 기업의 프로세스와 관리방식에 능숙한 사람들을 채용하여 정량지표로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함이고  해당 경영진의 해고와 서비스 Shut-down도 역시 매우 냉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Pinterest가 뜨자 아예 서비스 전체를 통째로 베낀 Pinspire라는 Clone을 내놓는 등 추진 속도에 걸리적거리는 Tweak 같은 요소는 아예 고려하지 않는 듯 합니다.

Rocket Internet이 엄청난 추진력에 기반한 ‘Cloning Factory’라면, 최근 Instapaper를 인수해 주목받고 있는 Betaworks는 ‘스타트업 Holding Company’에 가깝습니다. 2007년에 뉴욕에서 Seed  stage VC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11년 ‘Operating company’로의 변신을 선언하여 이 과정에서 공동창업자 Andy Weissman이 떠나고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단기간 내에 Chartbeat, Bitly, SocialFlow 등의 유명 서비스를 런칭하는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Seed VC로서도 매우 성공적이어서, Twitter, Tumblr, Airbnb, Groupon 등에 투자했으며, Zynga에 (비싼 값에) 인수된 OMGPOP, 최근 Yahoo에 인수되어 화제가 된 Summly도 이들의 포트폴리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다른 스타트업/VC와 가장 차별화되는 이유는, 다소 부진한 스타트업을 인수하여 Turnaround하는 일종의 Private Equity 방식까지 손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때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젊고 핫했던 스타트업이었으나 잘못된 UI/기능 개편으로 사용자가 급격히 떠나가며 추락한 소셜 뉴스 서비스 Digg의 브랜드와 웹사이트를 작년 7월 겨우 $500K에 인수하여 자체 런칭했던 News.me 팀을 합류시켜 6주만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편하였습니다. Turnaround의 성과는 즉시 나타나, 인수한지 불과 6개월만에 유저 수가 2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4월에는 유명 뉴스 북마킹 서비스 Instapaper를 인수하여 Digg과의 시너지를 내겠다고 발표하였으며, 구글이 RSS 리더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하자 발빠르게 Digg reader 런칭을 약속하는 등 ‘Operating company’로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Betawork는 사업영역이 e-commerce 전반에 걸친 Rocket Internet과 달리, 자신들의 영역을 명확히 정하고 집중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Chartbeat, Bitly, SocialFlow 모두 Real-time Analytics 관련 서비스들이며, Digg과 Instapaper는 이와 상호보완적으로 뉴스 컨텐츠와 유저 Traffic을 확보하는 Consumer 서비스들입니다. Copy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Risk를 부담하는 것은 맞지만, 핵심 역량에 기반하여 차츰 연관 영역으로 전선을 넓혀가는 방식으로 Risk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Rocket Internet과 Betaworks는 여러 개의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며 비즈니스의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스타트업 지주회사’ 같은 형태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아이템도 성공시키기 어려운데 이렇게 연타석 안타를 쳐내는 이 두 회사의 역량은 논란을 넘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도 이미 단일 아이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서비스를 런칭하는 스타트업들도 생겨나고 있어 이렇게 성공적인 케이스도 곧 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Viking Start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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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유럽 스타트업의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PocketGamer에서 내놓은 2013년 Top 50 Mobile Developer 리스트는 ‘북유럽의 위엄.list’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2위를 모두 핀란드 회사 Supercell, Rovio가 차지했으며, Candy Crush Saga로 유명한 7위 King.com은 영국/스웨덴 회사입니다. 전 Nokia 직원들이 Meego를 들고나와 Linux 기반의 Mobile OS를 만들고 있는 재미있는 이름의 Jolla 역시 잠깐 화제가 되었으며, 지난 5월 McAfee가 핀란드 방화벽 업체 Stonesoft를 무려 $389M(약 4천억원)에 인수한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Linux와 MySQL이 핀란드 산이라는 것은 아마 IT업계에서는 자일리톨만큼 유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핀란드가 Angry Bird와 Clash of Clan의 엄청난 성공으로 마치 스타트업의 성지인양 유명해졌지만, 스웨덴의 위엄도 만만치 않습니다. iTunes 말고는 이제 적수가 없어보이는 음악서비스 Spotify가 스웨덴에서 왔고, 너무나 유명한 게임인 Minecraft 역시 스웨덴의 산물입니다. HQ가 독일에 있지만 Soundcloud도 처음에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웨덴에서 시작한 Social Gift 서비스 Wrapp은 아예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VC들로부터 적지 않은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럽 스타트업의 3대 중심지를 런던, 베를린, 그리고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꼽기도 합니다.

이렇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 뿐 아니라 수천, 수만개의 스타트업이 북유럽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지역 Tech 소식을 영문으로 전하는 ArcticStartup이라는 매체를 보면 정말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ArcticStartup이 다루는 커버리지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대표적인 북유럽 국가들 뿐 아니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해 건너 러시아 부근 국가들까지 포함하는데, 에스토니아는 바로 Skype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창업은 매우 활발한데 아직 Venture Capital 공급이 부족해 미국 fund들의 진출이 점차 이루어지고 있으며, Skype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Skype 매각 후 세운 Atomico 같은 local VC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의 경우 TEKES(핀란드 투자청)을 통한 정부 투자도 활발하다고 알려졌습니다.

최근 특히 핀란드의 성공을 두고 Nokia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정부 지원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졌다는 스토리가 많이 기사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북유럽에서 이렇게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단순히 환경이 잘 조성되었기 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FON의 CEO Martin Varsavsky의 인터뷰에 따르면, 유럽 전반의 창업 환경이 아주 우호적이지는 않고 오히려 한국과 비슷한 양상도 많이 보입니다. 아직도 젋은이들은 안정적인 공공기관/공기업 취업을 희망하고, VC 가 부족해 펀딩도 쉽지 않으며, 사회 분위기가 실패에 관대하지 않고, 회사가 잘못되면 창업자도 채무를 지는 등 척박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유럽 특유의 높은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Risk까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양산되는 이유는 영어와 엔지니어 공급이 아닐까 합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스웨덴 인구 중 무려 85%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고 하며, 핀란드의 영어교육 역시 한국에서도 계속 화제가 되어왔습니다. 굳이 이런 예를 들지 않아도, 유럽인들은 영어 뿐 아니라 대체로 여러 개의 언어 구사가 익숙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번역된 메뉴가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영어 관련 문화와 성향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북유럽산 서비스들을 보면 미제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 않습니다.

엔지니어의 경우, 위 Martin Varsavsky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사회로 배출되는 ‘공대생’의 비율이 유럽이 높은 편이고 소셜미디어보다 기술창업 이 더 많다고 합니다. 오랜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와 전통으로 양질의 엔지니어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유럽 대비,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컴퓨터공학도 수조차 감소하고 있는 한국은 크게 대조됩니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북유럽 스타트업의 약진이 의미하는 바는 꼭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하지 않더라도, 혹은 날때부터 유태인 네트워크를 갖고 태어나지 않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유럽산은 아니지만, 영국에서 만드는 실리콘밸리 테크블로그 The Next Web이 어느덧 TechCrunch급의 방문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Quantcast Monthly UV 기준)

북유럽 바이킹들의 진격이 어디까지 갈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도 미국, 이스라엘, 북유럽에 이은 하나의 무시못할 스타트업 세력권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Game과 Toy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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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애니메이션을 게임으로 만들고 캐릭터를 장난감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등의 IP (Intellectual Property) 기반의 “One-source, multi-use”는 미디어/게임 업계의 아주 일반적인 비즈니스 방식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입니다. 특히 장난감 등의 캐릭터 상품을 파는 Merchandising은 디즈니 등의 애니메이션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여 일부 TV용 애니메이션은 아예 장난감 판매를 목적으로 애니메이션 컨텐츠는 마치 장난감 광고처럼 무료로 배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워레인저 같은 전대물의 최종 무기인 인간형 로보트를 아직도 CG 처리하지 않고 사과박스 다섯 개 붙여놓은듯 한 코스튬에 들어가 연기하는 것도 완구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야하기 때문인 것과 같은 이유죠. 하지만, 영화를 주제로 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장난감은 어디까지나 중심 컨텐츠에서 파생된 ‘연관 상품’에 지나지 않았고 본편에 못미치는 퀄리티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특히, 각 상품 간 연동이나 통합된 Experience는 아예 없거나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게임은 게임, 완구는 완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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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장난감과 게임이 융합된 형태의 새로운 제품이 등장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Activision에서 2011년 출시한 “Skylanders”라는 이 게임/장난감은 게임 캐릭터 피규어를 구매해 ‘Portal of Power’라는 거치대 위에 올려놓으면 해당 캐릭터를 조종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위 사진 참조) $70짜리 ‘Starter Pack’을 사면 Portal과 게임 디스크 및 3개 피규어가 들어있는데 총 32종 (Toys R Us Exclusive 3종 제외)의 캐릭터를 개당 $7.99에 추가 구매할 수 있고 확장팩 Pirate Ship 역시 피규어 형태로 $20에 판매하여 단순히 게임을 파는데서 revenue stream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한 모델입니다. 해당 캐릭터와 스토리가 이어지는 모바일 게임 역시 유료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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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의 인기는 엄청나서, Activision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1억개의 피규어를 판매하여 1조원 매출을 올렸다고 하니 단일 게임, 혹은 장난감 매출로 엄청난 수준입니다.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시리즈보다도 많이 팔렸다고 하며 유사 완구류 중 가장 빨리 5천억원 매출을 달성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2010년 인기 타이틀 Guitar Hero를 접고 적자를 기록하며 감원까지 이르렀던 Activision은 2012년 순이익만 1조원에 매출 5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인기의 상징인 맥도날드 해피밀세트 완구로도 최근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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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landers의 Business Model은 한마디로 융단폭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타터 팩과 피규어를 구매해 게임을 즐기는 기본적인 Use Case부터, 친구 집에 자기 피규어를 들고 가 자기 캐릭터를 친구 Portal에 올려놓으면 친구와 대전게임이 가능하고, 게임콘솔이 없더라도 피규어를 구매해 패키지에 들어있는 특정 코드를 Skylanders 웹사이트에서 입력하면 웹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수집가들은 피규어 모으는 재미에 구매욕을 불태우며, 콘솔게임으로 모자라 모바일 게임을 또 구매해 하루종일 Skylanders가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무형의 Digital Currency나 아이템을 구매하는 일반 Freemium 게임의 In-app purchase와는 달리 눈에 보이는 물건을 추가 구매하는 것이니 지불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낮으며, 신용카드가 없고 구매력이 낮아 IAP가 거의 불가능한 어린이와 틴에이저들도 ‘장난감 사주세요’ 신공을 통해 부모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습니다. 장난감이 Redemption 카드를 대체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게임에 대한 불법복제 방지 효과까지 있습니다. 피규어와 Portal of Power가 없이 게임만 다운받으면 실행 자체가 안되니까요.

이와 같은 Business Model은 막대한 투자와 과감한 Risk-taking이 필요하므로, 스타트업이나 중소 사업자는 건드리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XBOX/Wii/PS3 등 Multi-platform으로 게임을 만드는 동시에 캐릭터 상품을 생산하여 재고를 관리하고 유통시켜야 하는 대규모의 비즈니스죠. 블로거 Steve Reece의 의견에 따르면, 게임 업체는 전통적으로 높은 개발비용을 부담하고, 완구 업체는 높은 재고관리 및 유통 비용을 부담하는데 Skylanders의 Business Model은 이 두가지를 모두 부담하는데다 이러한 투자/비용을 Make-up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까지 엄청나게 지출해야 하는 높은 Risk를 갖는다고 합니다. Call of Duty로 유명한 게임회사인 Activision이 이 ‘위험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용 기기를 생산해서 게임과 연동시켜야 하는 Guitar Hero를 직접 운영해본 노하우가 있었고 직접 기기를 생산하던 RedOctane이라는 회사를 2006년 인수하여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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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Risk가 높지만 성공하면 황금알을 낳는 이 비즈니스를 다른 사업자들이 그냥 두고 볼리가 없습니다. 일본에서 발매 예정인 Pokeman Scramble U는 Wii U에 내장된 NFC 기능을 이용한 첫 타이틀로, 게임패드에 포켓몬 피규어를 갖다대 Skylanders와 유사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한다고 하는데 무려 649종의 포켓몬을 개당 200엔에 판매한다고 합니다. 649종의 포켓몬을 모두 조종할 수 있는 Skylanders 급의 웰메이드 게임이 나올지는 미지수이나, 어차피 게임 여부와 상관없이 포켓몬 피규어를 수집하는 팬층이 워낙 두터우니 괜찮은 장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disney_pixar-compilation-image-655Disney가 최근 공개한 올해의 기대작 ‘Disney Infinity’는 Skylanders보다 더 스케일이 큽니다. 올 8월 출시될 예정인 이 대형 프로젝트는 Virtual World 안에서 수많은 디즈니/픽사 캐릭터들을 조작하여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인크레더블, 캐리비안의 해적, 토이스토리, Wreck-it-Ralph, Cars, Monster University (Disney Infinity 출시와 함께 개봉할 몬스터 주식회사 후속작) 등의 20여 종의 다양한 캐릭터 피규어를 NFC 방식으로 콘솔과 연결하여 플레이하는 방식은 Skylanders와 유사합니다. 스타터 팩이 $75에 피규어 개당 $13으로 Skylanders보다 가격은 조금 높은 편이지만 동일한 방식의 Pric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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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Disney Infinity가 Skylanders의 성공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이유는, 정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Skylanders와 달리 Minecraft와 같은 무한한 자유도를 허락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스토리 모드와 자유 모드가 분리되어 있어서, 자유 모드에서는 자신만의 게임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무한한 가능성의 Virtual World에서 어린이(+어른)들이 직접 친숙한 캐릭터가 되어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인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가 Marvel과 Star Wars의 IP까지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프로젝트의 확장성과 사업 포텐셜은 ‘Infinity’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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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신종 Business Model은 너무나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몇몇 대형 사업자의 독식 구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캐릭터와 스토리도 잘 만들고, 게임도 잘 만들고, 완구도 잘 만들어야 하는데, 각각을 잘하는 사업자들끼리 모여봤자 통합된 User Experience 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입니다. 미디어 회사인 디즈니가 게임회사들을 십수년간 인수해왔지만 대단한 성과를 보이지는 못했는데, 그들이 인수합병을 계획하면서 애초에 그렸던 Vision이 이제야 실현되는 모양입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이 과연 모바일에 밀린 콘솔게임을 구원할지, Hasbro 같은 전통의 완구기업들을 몰아낼지, IP Business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지는 Skylanders 하나의 성공으로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번 무너진 기존 산업간의 경계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Disruptive Model을 가져올 것이고 꼭 대형 사업자들만의 판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기회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Video와 Commerce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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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컨텐츠의 Business Model은 아직도 고민거리입니다. 정액제든, 개별구매든, 광고 기반 무료든 생각할 수 있는 웬만한 상품은 다 시장에 나와있고 불법 Piracy site에 대한 Take down도 소홀하지 않지만, 소비자의 디지털 컨텐츠에 대한 지불 의향이 낮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비싼 케이블 방송을 해지하고 개당 몇천원씩 하던 DVD 렌탈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Netflix와 Hulu가 훨씬 저렴한 가격에 채우고 있어 음악 산업처럼 디지털화로 인해 시장 크기 자체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터넷/모바일 미디어가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YouTube에 버금가는 사이즈의 ‘유럽의 유튜브’ Dailymotion이 처참한 사업 성과로 헐값 (2006년 당시 유튜브 Valuation의 1/10)에 인수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Video의 Monetization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Video를 부가적인 Value로 제공하는 형태의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Amazon Prime을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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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Amazon Prime은 추가 비용을 내면 2일 내 무료 배송을 해주는, 한국에서는 기본이지만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혁신적인 서비스인데 여기에 Video와 e-book 컨텐츠를 얹어 월 $7.99에 (현재 연 $79로 변경) 영화/TV/e-book 컨텐츠를 비록 구작이지만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정액제 상품을 만들어냈습니다. 덕분에 ’13년 3월 현재 가입자 천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서비스로 성장했습니다. Hulu Plus 가입자가 겨우 3백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이며, 3천 3백만 명 수준의 Netflix 가입자와 비교해도 그리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엄청난 상승세를 유지하여 2017년에 2천 5백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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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은 Prime 뿐 아니라 Instant Video라는 이름으로 iTunes와 유사한 Pay-per-view 방식(개당 판매)의 Vide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며, 이 Instant Video의 기존 컨텐츠 라이센스를 활용하여 Prime이라는 정액제 상품을 쉽게 만들어 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넷플릭스’라 불리던 Lovefilm을 인수하여 Netflix와 유사한 월정액 Streaming 서비스를 유럽에서도 제공하고 있으며 차츰 Amazon과 통합하고 있어 유럽에서 역시 비슷한 Prime 상품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Amazon 의 이러한 행보는 Video Streaming 서비스 자체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충성고객에 대한 Pricing 전략의 일환입니다. 일반 고객보다 구매가 많고 수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Loyal customer를 서비스 내에 붙잡아놓고 추가 Value를 제공하면서 과금하여 부수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수요 공급 곡선에서 맨 안쪽에 위치하는, 지불의향이 높은 고객에게 더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이죠. 실제로, Prime 가입자는 전체 Amazon 고객의 4%에 불과하지만, 구매량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고객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Commerce 와 Video 서비스가 얼핏 쉽게 시너지가 날 것 같지 않지만, 생각보다 잘 맞는 궁합입니다. 비디오 컨텐츠를 개당 구매 또는 Rental하는 Pay-per-view On-demand 방식은 물건이나 어플을 구매하는 Process와 전혀 다르지 않아 Amazon이 Instant Video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Apple은 App store와 iTunes를 통합 운영하고 있고, T-store도 어플 뿐 아니라 Video 컨텐츠를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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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같은 e-commerce가 아닌 오프라인 유통업체 Walmart 역시 Vudu를 인수하여 Vide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0년 Walmart에 인수되기 전 Vudu는 Pay-per-view VOD를 웹/모바일 뿐 아니라 각종 게임콘솔 및 셋탑박스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비디오 서비스였으나, 인수된 후에는 월마트에서 블루레이나 DVD를 구매한 고객이 굳이 DVD Player에 DVD를 넣지 않아도 Streaming하여 볼 수 있도록 해주는 “Disc to digital”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향산업인 DVD를 여전히 죽은 자식 뭐 만지듯 붙들고 있는 월마트의 행보가 다소 Traditional 해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지 못하는 Killer Value가 있습니다. 바로, DVD가 아직은 Streaming보다 더 최신 컨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css-diff-value-2영화가 개봉한 후 DVD 판매 -> DVD 렌탈 or Pay TV 방영 -> 온라인 스트리밍 순으로 Release되는데, 이 간격을 ‘Window’라고 합니다. 위 7년은 오버고, 대략 개봉한지 2년이 지나야 Netflix같은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에서 볼 수 있게 됩니다. 반면, DVD는 개봉관 상영이 끝난 직후 구매 가능하기 때문에 최신작으로 보고자 하는 고객에게 여전히 가치있는 매체입니다. 월마트 입장에서는, Vudu가 이러한 고객의 DVD 구매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이용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보입니다. (by Comp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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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홈플러스로 알려진 유럽의 Tesco도 영국 VOD 서비스 Blinkbox를 인수하여 올해 3월 자체 Video 서비스 “Clubcard TV”를 런칭하였습니다. 위 Amazon Prime과 Vudu와는 또 다르게, Tesco는 Clubcard TV를 1,600만 명에 달하는 영국 내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대신 구매이력에 기반한 Targeting 광고 및 프로모션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Video로 추가 수익을 노리기보다, 자체 온라인 미디어 채널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유럽 시장에서 Netflix, Lovefilm, Sky와 경쟁하고 있는 기존 Pay-per-view 서비스 Blinkbox는 그대로 유지하며, 위 Clubcard 멤버십 포인트로 Blinkbox에서 영화를 구매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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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위 사례들처럼 부가 서비스 형태의 비디오 서비스는 눈에 뜨지 않으나, TVing에서 CJ One 멤버십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으며 Hoppin 역시 도토리 사용이 가능하게 되어있습니다. 아직 이마트나 지마켓이 자체 비디오 서비스를 내놓지는 않았네요.

이렇게 Commerce와 융합된 형태의 Video 서비스는 엄밀히 말해 Video 컨텐츠 자체의 제 값을 소비자에게 받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독립된 비즈니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대신 Video 컨텐츠의 Business Model을 확대해준다는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정액제, 개당과금, 광고 등 정형화된 Business Model에서 벗어나 다양한 ‘Digital Currency’의 활용, Big Data를 활용한 (단가가 훨씬 높은) Push형 광고/프로모션, 실물 상품과의 Packaging 등 아직 구현되지 않은 다양한 Business Model을 Video에 목숨 건 사업자들이 아닌 Commerce나 여타 Player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실험해주는 것이죠.

지금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명사가 된 Netflix의 본질은 여전히 “DVD 렌탈 정액제에 스트리밍까지 보여주는 Value Package”입니다. Netflix가 스트리밍을 DVD와 묶어 정액제 Business Model을 만들어냈듯, 이러한 Commerce 사업자들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디지털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Breakthrough가 생겨났으면 합니다.

Going priv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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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Dell이 $24.4B 규모의 초대형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이 소식이 한국에는 단순히 ‘델 망했다’로 와전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소식을 종합해보면, ‘델이 사업 부진으로 회사를 Private Equity에 매각하는 신세로 전락, 돈이 부족해 해외자산 매각 중, 이번 ‘매각’에 대해 주주들이 소송하는 등 시장 반응이 부정적’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이와 다릅니다. 심지어 Dell이 Microsoft에 인수되었다는 오보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마땅히 번역하기 어려운 ‘Going private’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주식을 전량 인수(=Buyout)하여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여, 경영진이 인수의 주체인 Management Buyout과 외부자(보통 Private Equity)가 주체가 되는 경우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보통 Transaction의 사이즈가 크므로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Leveraged’ Buyout 형태로 진행됩니다. (참조: Investopedia)

이렇게 ‘Go private’하는 이유는 상장 기업의 주가, 즉 시장에서 인식하는 기업가치가 회사의 본질 대비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 경영진이나 외부 Fund가 회사 전체를 매입해 경영 개선 후 회사를 팔거나 재상장하여 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Dell의 경우도 주력인 PC사업의 전망이 좋지 않아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창업자 Michael Dell의 주도로 Buyout 후 신규사업 발굴 및 투자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주목해야할 것은, Dell이 절대로 매출이 줄어들거나 적자가 심해지는 경영난을 겪어서 Buyout을 하는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5년째 매출액을 $62B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3년째 증가 중입니다. PC 시장이 축소되면서 해당 사업부 매출은 줄고 있지만, Enterprise Service & Solutions 사업이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Dell의 주가가 하락한 것은 현재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 때문이며, 마이클 델은 주식시장과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한 경영개선과 투자를 통해 이를 돌파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알려진대로 주주자본주의의 본산이며, 주주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시장입니다. 때문에 유가증권시장을 통한 자금의 흐름이 용이한 반면,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주가 부양 및 배당을 위해 상장기업이 단기 성과에 집착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 회사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투자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Buyout은 이러한 주주들의 지나친 개입과 엔론 사태 이후 Sarbanes-Oxley법에 의해 강화된 Compliance와 Reporting에 소모되는 경영진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한다고 꼭 IPO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15년간 Public Market에 상장되어 주식이 거래된 회사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습니다. 마치 스타트업의 최종 Goal처럼 여겨지는 IPO의 진짜 목적은 자금 모집 뿐 아니라 창업자와 투자자의 지분 일부/전량 매각을 통한 수익 실현입니다. 하지만, 꼭 Facebook처럼 IPO를 하지 않더라도 이미 Twitter같은 회사의 주식은 상장을 하지 않았으나 Secondary market에서 VC나 PE 등 Financial Investor에게 팔아서 수익을 실현할 수도 있습니다. IPO가 필수적인 선택은 아니며, 큰 기업이라고 꼭 Publlic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Virgin Group 회장 Richard Branson은 이사회 등 주주들의 의사결정 참여가 회사에 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투자되어야 할 이익잉여금을 배당하는 것에 반대하여 ’86년에 상장한 회사를 2년만에 다시 Private Company로 만든 바 있습니다.

MBO (Management Buyout)는 어쨌든 주가가 어느 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핀치에 몰린’ 회사가 선택하는 방법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2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들여 추진할 유인이 없습니다. 이미 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마이클 델 개인의 자금만 1조 원 가까이 투자될 예정이라고 하며, 메인 파트너로 참여하는 Tech 전문 Private Equity인 Silver Lake Partners 역시 $9.6B 규모의 전체 펀드 중 상당 부분을 투자해야 하는 큰 의사결정입니다. Buyout 발표 직후 쏟아지고 있는 소송들은 정말 주주들이 화가 나서가 아니라 소송이 잘 되면 더 비싼 가격에 매도할 수 있기 때문인 자연스러운 전략적 move입니다.

Buyout을 한다고 현재 비즈니스의 Fundamental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유보 현금을 소모하게 되고 차입 규모가 늘어나 전반적인 Financial Position은 일시적으로 악화됩니다. 하지만, 골칫거리인 PC사업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Turnaround하거나 아예 매각하고 Business Portfolio를 재구성하려면 상장되지 않은 상태가 더 유리합니다. 특히, PC사업을 정리하려다 내/외부적으로 엄청난 Backfire를 맞고 철회한 HP 사례를 보면 Dell의 판단이 옳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Silver Lake의 참여도 아마 PC사업 매각을 통한 빠른 Cash-out이 전제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HBR (Harvard Business Review) Case로 남을만한 세기의 Transformation 사례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Image Source: arstechnica.com)